작성일 : 08-10-06 11:43
10월 3~5일 간현암 MT(?) 후기
 글쓴이 : 김혁중
조회 : 3,481  
   간현암정리.hwp (160.0K) [25] DATE : 2008-10-06 11:43:16
일자 : 10월 3 ~ 5일
대원 : 곽명근(10월 4일 밤 방문하심), 이지혜(10월 3~4일), 김혁중, 김용준, 김형용

1. 간현암 찾아가는 방법
  간현암을 가는 것은 청량리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제일 좋다. 청량리에서 간현역을 경유하는 열차가 있다. 간현역은 간이역인데 이곳에서 간현암까지 걸어서 25분(1.81km) 정도 걸린다.
  간현역을 나와서 왼쪽으로 걸으면 농협 농기구 센터가 있는데, 이것을 지나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위쪽으로 가면 민박집들이 있고 아래쪽의 굴다리를 통과해야 간현암이 있는 간현유원지로 들어갈 수 있다. 굴다리를 통과하면 오른편에 철조망이 보이고 그 철조망을 끼고 걸으면 바로 간현유원지 매표소가 보인다. 성수기(7~8월)가 아니면 소형천막(텐트)을 치는 비용은 따로 받지 않으며, 입장료는 별도로 받고 있다. 하지만 늦은 시간(해가 지고난 후)일 경우 입장료를 내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 가능해보인다.
  간현유원지 매표소 뒤로 넓은 주차장이 보이는데 안으로 죽 들어가서 강을 끼고 걸어가야 한다. 그 강이 바로 섬강이며, 간현암을 가기 위해서는 우선 섬강철교를 건너야 한다. 그리고 바로 간현대교를 건너야 한다. 간현대교 건너기 전 왼쪽에는 등산로가 나있다. 간현대교를 건넌 후 왼쪽 길을 따라 계속 물길을 따라 걸어가야 하는데 왼편에 있는 그 천이 바로 간현암 앞에 흐르고 있는 삼산천이다.
  물길따라 걷다보면 수래터널에서 이어지는 높은 굴다리를 하나 통과하게 되는데 이 위를 지나다니는 열차소리가 은근히 시끄럽다. 마지막으로 삼산천을 가로지르는 이천제1교를 건너고 오른편으로 들어가면 여기가 바로 간현암 앞의 야영지다. 간현암은 여기서 좀 더 들어가서 다리를 건너면 된다. 야영지에서 간현암이 바로 보인다.

2. 간현암의 루트
  첨부파일로 대신 합니다.

3. 후기

10월 3일
  간현 유원지에 도착하여 텐트를 치고 바로 간현암을 정찰하기 시작했다. 우리 말고도 어제 들어온 한양대 산악부는 등반을 마치고 잠시 쉬는 중이다. 두 산악부 모두 연맹에서 주최하는 합동등반을 가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안도감이 든다. 다음 합동등반부터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해야겠다.

  간현암의 좌벽과 숨은벽을 정찰하려고 일단 나섰는데 난 슬리퍼를 신고, 형용이는 일반 운동화, 용준이는 샌들을 신었다. 좌벽까지는 잘 찾아 갔는데 숨은벽까지 가려고 하니 해가 질 것 같았다. 게다가 길이 꽤 험해서 슬리퍼를 신고 가기 힘들었다. 일단 후퇴하기로 하고 좌벽 앞에 간단히 영역표시를 해두었다.(하지만 등반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사온 고기를 구워먹고 다같이 야영장 바닥에 누워있으니 정말 MT온 기분이 난다. 하지만 문제는 지혜누나가 야영장에 홀로 무거운 짐을 들며 오실 때까지 우리가 계속 누워있었다는 것이다. 다음부터는 뛰어가서 짐을 들어드리는 센스를 발휘해야 겠다. 바지 위에 기어다니는 개미를 보고 기겁하시는 지혜누나의 돌발행동으로 재학생들은 그저 몸둘 바를 모른다. 내일의 등반을 위해 술을 간단히 하고 잠에 들었다.

10월 4일
  새벽에 밥, 김치, 김, 즉석 북어국으로 아주 초간단 식사를 하는데 옆 텐트에서 백발의 아저씨가 찾아오신다. 그러더니 우리의 초라한 아침식사를 보시면서
“이 식단은 마치 가난하고 힘든 옛날 6 · 25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구나” 하신다.

  부끄러운 마음보다 일단 너무 웃겨서 밥을 먹기가 힘들다. 앞으로는 식단에 좀 신경을 써야겠다.(하지만 초경량, 근검절약 산악부이기 때문에 아침식사에 별 신경을 못 쓴다.)

  본격적인 등반을 위해 장비를 챙겨서 간현암으로 갔다. 야영지에서 간현암까지 포복을 하면서 가도 30분이면 충분할 것 같았다.(걸어서 3분 정도 걸린다.) 게다가 따로 배낭을 챙길 필요가 없고 그냥 각자 등반장비만 챙겨서 가니까 너무 편리하다.

  일단 형용이가 ‘깍쟁이'(5.10b)에 붙어본다. 퀵드로 6개(5개?) 걸때까지는 그럭저럭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 했는데 큰 턱을 넘는 부분에서 전진을 못한다. 일단 형용이가 그 지점에서 하강을 하고 옆에 계시던 고수 아주머니가 줄을 깔아주셨다. 깍쟁이를 연달아 몸풀이로 2번을 등반하시더니 저쪽 동굴 근처에서 YS(5.12b)를 등반하러 가신다.

  아주머니가 깔아주신 그 줄로 내가 톱로핑 등반을 해보았는데 난 두 번째 크럭스 넘어가는 부분에서 어깨가 빠져버렸다. 형용이가 몇 달 전에 5.10b 볼더링 문제라고 내준게 있는데 그 볼더링 문제가 바로 깍쟁이의 크럭스 동작을 이용한 문제였던 것 같다. 그때도 어김 없이 어깨가 빠져버렸는데, 오늘도 다름없다. 어찌어찌 수습하고, 퀵을 회수하면서 완료지점까지 가긴 했으나 어깨가 너무 아프다. 텐션을 너무 많이 받으면서 가서 민망하다.

  형용이가 톱로핑으로 깔끔하게 깍쟁이 다시 등반하고, 옆의 한양대 동기(06/손은혜)도 깍쟁이를 시도한다. 용준이는 깍쟁이 붙어보다가 그냥 내려왔다. 용준이는 오늘 빌레이를 20번 이상 보게 되어 힘을 비축하는 듯 했다.

  일단 오른쪽 벽은 그냥 포기하고 왼쪽의 초보자용 벽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형용이가 먼저 ‘혹’(5.10a)을 톱로핑으로 등반했다. 아주 깔끔하게 선등해도 될 정도로 등반을 해내었다. 그 다음 내가 혹을 톱로핑으로 등반해보았는데 무려 4번이나 출발지점에서 추락했다. 그것도 어깨가 계속 빠지면서 추락을 해서 나에게는 엄청난 타격이었다. 어찌어찌 등반을 하여 완료지점까지 가긴 했으나 이 아탈구 현상으로 인해 후기를 쓰는 지금 이 순간까지 팔을 제대로 못 들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지혜누나가 닭도리탕을 사주셨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닭도리탕이라 매우 기뻣다. 점심시간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로 우리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점심 먹고 나서 본격적으로 리딩등반을 시작했다. 형용이가 혹 옆의 ‘형수’(5.8)의 1피치를 온사이트로 성공시켰다. 난 톱로핑으로 등반해보았는데 페이스 등반을 많이 안해봐서 그런지 은근히 까다로웠다. 용준이가 그럭저럭 잘 등반해낸다.

  그 다음으로 내가 ‘비오는 날에’(5.10a)의 1피치를 온사이트로 시도했다. 볼트가 4개 있는 12m 짜리 루트인데 벙어리 크랙을 따라 살짝 왼쪽으로 움직이는 동작이 크럭스다. 벙어리 크랙을 따라가면서 약간 어정쩡하게 텐션을 받았다. 짧은 순간 500g 정도의 무게가 자일에 실렸는데 온사이트로 성공했다고 주장해서는 안되지만 왠지 해냈다고 주장하고 싶다. “텐션”을 외치고 난 뒤 다시 균형을 찾아서 “아니야 다시 간다”를 외쳤지만 정말 아쉬웠다. 엄밀히 말하면 난 야비한(?) 방식으로 등반했고 그건 실패한 것이다.
  형용이가 홀드를 착각해서 텐션을 먹긴 했지만 그는 등반을 잘 해내었다. 하루 종일 등반을 해서 지쳤을 법도 한데 다행히 완료지점까지 무난히 갔다. 용준이도 뒤이어 등반을 잘 해내었다. 용준이 등반하고 나서 아쉬움이 남았던 내가 톱로핑으로 다시 등반했다. 하지만 리딩으로 등반한게 아니면 별 의미 없다.

  마지막으로 용준이가 ‘원주’(5.7)의 1피치를 온사이트로 무난하게 끝냈다. 원래는 시작지점에서 살짝 왼쪽으로 갔다가 오른쪽으로 돌아오는 루트다. 난 그냥 바로 직상해버리는 객기를 부려보았으나 결국 살짝 어정쩡하게 왼쪽으로 비틀면서 갔다.

  아까부터 왠지 풀이 죽어있던 형용이는 마지막으로 슬픔의 직상을 해버렸다. 난 약간 등반 라인을 왼쪽에 의지하면서 갔는데 형용이는 그냥 정중앙으로 돌파해버린다. 형용이가 갔던 그 등반라인 그대로 가면 5.10a~b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형용이의 등반을 마지막으로 모두 야영장으로 돌아갔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등반을 끝내고 텐트 사이트에 돌아오는데 지혜누나가 찌개를 이미 해놓으셨다. 재학생 일동 모두 감동했다.(그러나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지혜누나를 간현역까지 배웅해드리고 텐트사이트로 돌아와서 먼저 식사를 하고 명근이형을 기다렸다. 명근이형이 9시쯤 오셨는데 아주 맛있는 닭백숙을 압력밥솥에 해서 오셨다.

  야영장에 있던 명근이형 동기(그 분께 자일을 빌려서 ‘혹’(5.10a)을 등반했었다.)형과 같이 소주를 마시면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명근이형께서 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인 ‘동계 고독길’에 대해 설명해주신다. 그리고 왠지 해보고 싶지 않게 된 ‘동계 천화대릿지’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신다.

10월 5일
  아주 푸짐하게 아침을 먹고 짐을 꾸려 바로 서울로 올라갔다. 내년에 이곳에 다시 왔을 때는 꼭 더 알차고 멋진 등반을 해야겠다.


덧) 간현암의 인기 많은 루트들에 하루 종일 걸려 있는 퀵드로들은 나중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산악회나 여러 선배님들께서 기증하신 거라고 한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등반해야 한다.

skkuac 08-10-06 12:41
 
  대회 끝나고 거의 3일에 2번씩 가진 술자리.. 2주간 한번 나간 암장.. 건방짐이 얼마나 추잡한 만행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김혁중 08-10-06 13:47
 
  자신의 잠재력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정말 슬픈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슬퍼하지 말고 내년에 우리 셋이서 허니문을 끝내고 오자꾸나. 공중전화박스 지붕이 뻥홀드던데 아무도 안보는 새벽에 나가서 뻥홀드에서 턱걸이 연습해볼까 생각중이야.
이민호 08-10-06 16:03
 
  '하계 고독길'을 반바지 반팔티에 장갑끼고 바일들고 빙벽화 신고 가도 재미있단다. 경험담이다.
김혁중 08-10-06 16:13
 
  '하계 고독길' - 왠지 등반 여건이 '동계 고독길' 뺨치게 어려울 듯 하군요. ㅋㅋㅋ 동계 고독은 이번 동계에 꼭 해보고 싶은데 이거 기회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김기석 08-10-07 09:41
 
  야~ 지혜가 엄청 수고 했군! 재학생 모두 수고했습니다.
김용준 08-10-08 03:22
 
  이번 간현은 참 재미있었습니다. 돌아오자마자 과제하기 급급하다는 게 문제랄까요(교수를 정화해버리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당장 다음주말부터 시험기간이네요. 미친듯이 공부해야겠습니다. 합동야영 때나 산에 가겠네요;;;
김혁중 08-10-08 11:00
 
  //용준 - 이제 암벽이 1회(2회??) 남았구나 ㅋㅋ올해 암벽등반은 이제 거의 끝났네. 산행에는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공부에 매진하자꾸나.
김주미 08-10-09 09:35
 
  간현을 같이 걸어들어가는 것 같은 혁중이 글에 갑자기, 불현듯, 너무도 간현이 그립습니다~
가을에 가면 더 좋은 간현...    안가본지 정말 오래 되었네요
재학생들 정말 재밌게 등반 한것 같네.  지혜가 간현에 나타난 것도 신기하고~ ㅋ
지혜야 너 나만 피해다니는거 아니냐??  그런 느낌이 강하게....
ㅋㅋ
김한희 08-10-13 21:44
 
  씩씩한 지혜 보고싶다.얼마나 변했는지?  사진한번 올려줘봐.  엄청 예쁠 것 같다. 직장 잘 다니고 있지?
김혁중 08-10-14 09:53
 
  사진을 이제서야 올렸네요ㅠㅠ 앞으로는 제깍제깍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