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9-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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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혁중
 조회 : 2,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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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렇게 늦게 쓴 것에 대해 상당히 자책감을 느끼는데,
사실 이번 후기는 형용이가 쓸 줄 알고 안 쓰고 있었습니다.(라고 핑계를 댑니다.)
다음부터는 누가 쓰든 말든 제가 그냥 후기를 무조건 올려놓도록 방침을 정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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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 : 9월 6일 토요일
날씨 : 무진장 좋음
코스 : 고독길(우회 한번도 안하고 가능한 어렵게 가 봄 - 그러나 형용이에게 너무 쉬웠음)
대원 : 김혁중(top), 김용준(last), 김형용(second)
특기할 만한 사항 : 김형용 첫 인수봉 정상
아침에 일어나보니 4시 45분이다. 5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았는데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15분 더 잘까 생각했지만 15분만 정확히 잘 자신이 없어서 뭔가 억울하지만 그냥 일어났다. 오늘은 코스도 쉽고, 내가 선등하지 않기 때문에(아침에 일어날 때만 해도 선등자는 용준이었다.) 마음이 편했다. 오늘 아주 날로 먹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7시30분에 모두 부실로 모이고 짐을 싸기 시작하고 인수봉 아래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어간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취나드B와 대슬랩 쪽을 바라보니 역시나 사람 많다. 혹혹시나 하는 마음에 취나드A를 보았으나 역역시나 그쪽도 바글바글 하고 내가 접근하자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어차피 올해에 제 실력으로 거긴 못가요 ^^;;'
고독길에는 장비착용 지점이 아닌 바닥부터 자일이 깔려 있었다. 오늘 왕초보자들이 단체로 온 모양이다. 10명 정도의 인원들이 바글바글하다. 일단 장비착용 지점까지 걸어가고 1피치는 소나무 뿌리가 있는 맨 오른쪽 크랙으로 결정했다. 자연스럽게(?) 선등은 내가 하기로 했다. 아니, 왠지 나도 그게 더 편하다. 오늘은 빨리 등반 끝내고 싶은 마음 뿐이다. 일단 왠지 고참으로 보이는 분께 오른쪽 크랙으로 가도 되겠느냐고 여쭙고 허락 받고 나서 바로 붙어버렸다.
1피치 :
맨 오른쪽 크랙이 가장 어렵다고 해도, 절대적인 난이도로 봤을때 꽤 쉬워보였는데 막상 크랙에 붙어보니 만만치 않았다. 몸을 비비적비비적 하면서 몸재밍을 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도 이제 제법 벙어리 크랙은 길들여져 있어서 5cm(-_-;;) 씩 전진하다보니 양호한 홀드에 오른손이 닿았다. 소나무 뿌리가 아예 없었다면 괜찮았을 텐데 소나무 뿌리가 오히려 방해 되는 1피치였다. 10m 약간 안되는 크랙의 크럭스 부분에 캠을 3개 정도 덕지덕지 박은걸 보니 내가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다음 주자인 김형용 군은 예상 외로 너무 쉽게 온다. 저번에 박쥐길에서 몸재밍을 피나도록 해본 결과인 듯 하다. 별로 시간 끌지도 않고 물 흐르듯이 올라온다. 형용이 올라오자마자 난 바로 2피치 오른쪽 크랙 시작지점으로 가버려서 용준이 등반모습을 보지 못했으나, 매우 잘 올라온 듯 했다. 그는 그냥 왼쪽 크랙으로 빨리 올라왔다고 한다.
2피치 :
물바위 했을 때 꽤나 부비적 대면서 올라가던 곳인데 이번엔 수월하게 올라갔다. 다 올라가고 나서도 만족스러웠다. 형용이에겐 내 베이직을 빌려줘서 스스로 올라오게 하니깐 선등자가 상당히 편했다. 우리팀이 다 올라오자, 옆 팀의 대장 분이 "우리는 여기서 식사를 할테니 먼저 올라가세요~" 라고 하신다. 내심 그 말을 기다렸다.
3피치 :
오랜만에 언더크랙으로 직상해보기로 했다. 죽죽 올라가고 자일을 픽스하고 나서 두다리 쭉 뻗고 쉴려는 찰나에 형용이가 어느새 내 옆으로 와있다. 용준이도 쑥쑥 올라온다. 루트 자체는 솔직히 오늘 너무 쉬운 감이 있지만, 그래도 형용이가 이제 멀티피치 빌레이를 수월하게 보고, 등반하는 개념을 잘 익힌 듯 하여 난 만족한다.
안자일렌 하고 걸어가다 보니 4피치가 나온다. 용준이가 4피치를 그냥 연등하자고 하는 것을 안전을 위하여 아무리 쉽다고 해도 그냥 격시등반하기로 했다. 오늘 다들 멈칫 하는 것도 없이 쑥쑥 올라와서 격시등반 해도 딱히 시간이 더 걸리지 않았다. 이제 1시 살짝 넘은 시간이고 등반은 거의 끝나가기 때문에 난 격시등반을 하기로 판단했다.
5피치 :
5피치 출발지점에서 위를 쳐다보니 귀바위 오버행을 등반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도 언젠가는 저 귀바위 오버행을 등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쨋거나, 다들 5피치 쌍볼트까지 열심히 전진하고 직상크랙을 바로 타고 올라 인수봉 정상에 도착했다. 개강산행을 약간 날로 먹은 듯하지만, 신입생 형용이가 이번 기회에 멀티피치 등반의 개념을 더 잘 익힌 듯 했고, 인수봉 정상에 처음으로 올라왔다는 점에서 이번 산행 나름대로 의의가 있었다.
다음 산행에는 별 무리 없이 취나드B 루트를 통하여 귀바위와 인수봉 동시에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재학생들의 레파토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나 개인적으로는 이번 11월에 새로운 루트를 온사이트하여 레파토리를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고, 나머지 재학생들도 다같이 등반 실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내가 과연 내년엔 과연 인수/선인에서 5.10급을 선등할 수 있을까?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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