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8-14 15:29
|
글쓴이 :
이기원
 조회 : 2,205
|
오아시스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곧바로 2피치 등반을 할 준비를 한다. 용준이가 유난히 힘들어한다. 어제부터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든것 같다. 2피치는 원만한 페이스+슬랩과 상단의 실크랙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단은 쉽게 오를수 있으나 상단 크랙은 상당히 힘들어서 크랙을 우회하여 쭉 슬랩으로 오를 생각을 하였다. 역시나 하단 부분은 어렵지 않다. 힘들이지 않게 하단 슬랩을 지나서 슬랩 끝나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트래버스 하였다. 하단 끝부분에서 나무에 걸린 슬링에 확보를 하고 혁중이를 올렸다. 상단부분에서 추락을 각오했기에 혁중이가 최대한 가까이 오는게 나을것 같아서였다. 혁중이를 끌어 올리고 상단 첫부분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무난하다. 한 3M 정도 오른 시점에서 오른쪽 의대길을 보니 아침에 봤던 외국인 2명이 오르고 있다. 취나드 B를 간다더니 길을 잘못들었나보다. 어디서 왔냐고 큰소리로 물었다. 미국에서 왔단다.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하고 있단다. 그러더니 자기들이랑 우리랑 사이에 있는길 이름이 뭐냐고 묻는다. 모른다고 대답하고 난 마저 오르기 시작했다. 상단 실크랙이 시작되는 부분에 도착했다. 난이도는 5.9. 하지만 난이도 5.9 치고는 만만하지않은 곳이다. 옆으로 돌면 5.8 슬랩으로 올라갈수있다. 살며시 크랙을 만저본다. 손에 딱 잡힌다. 왠지 할수 있을것 같다. 자신감이 솟아오른다. 슬랩으로 올라가려던 처음의 생각을 바꿔서 그냥 크랙을 잡아뜯어서 몸을 올렸다. 한 1미터를 올랐을까. 생각보다 힘이 든다. 갈수록 잡을곳이 없어진다. 손에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재빨리 마이크로캠을 뽑아서 실크랙에 끼워넣었다. "혁중아, 텐션~".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 자유등반을 포기하고 그냥 캠을 박아서 쾩도르를 잡고 등반을하기 시작했다. 부끄럽지만 어쩔수 없다. 등반은해야지 않겠는가. '이용할수 있는것은 모두 이용하라'던 규태형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마이크로캠이라 불안불안하다. 체중을 싣는데 왠지 빠질것 같다. 이거 빠지면 15M 이상 추락한다. 무섭다. 하지만 방법이 없으니 그냥 오른다. 간신히 도착하여 나무에 확보를하고 혁중이 빌레이 준비를 한다. 5.9를 이렇게 힘들게 오르다니. 부끄럽다. 역시나 혁중이도 크랙으로 올라온다. 꾸물거리는걸보니 이 녀석도 힘든 모양이다. 어쨋거나 나보단 잘 올라온다. 혁중이가 올라오고 난 혁중이에게 용준이의 빌레이를 맡기고 침니 사이의 그늘에 들어가 좀 쉰다.
다들 힘든 눈치다. 침니사이의 그늘이 매우 시원하다. 시원한 침니에서 좀 쉬고 나는 침니를 오를 준비를 한다. 높이가 20m는 넘어보이는데 중간에 확보물이 하나도 없다. 떨어지면 끝장이다. 무섭지만 어쩃거나 선등을 서야한다.
이렇게 긴 침니는 처음 해본다. 그렇게 힘이 들진 않은데 좀 아프다. 엉덩이와 하네스 사이에 플라스틱고정물이 끼어서 매우 아프다. 올라가다 발한번 잘못 디디면 죽는다. 상당히 무섭다. 올라가면서 볼트몇개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이든다. 꾸준히 올라왔더니 어느덧 정상이다. 침니는 참 재미없다. 올라와서보니 30M는 되는것 같다. 가방에 여기저기 흠집이나있다. 내 다시는 침니는 하지 않으리라.
세컨으로 용준이가 올라왔다. 역시 이녀석은 침니를 잘올라온다. 올라와서 하는말이 가방을 떨어뜨렸단다. 가방을 끌어올리려고 하는데 역시 여기저기 걸리는지 잘 안올라온다. 어쩔수 없이 혁중이가 가방 2개를 지고 올라왔다. 한참걸리는게 가방2개 메고오는게 상당히 힘든것 같다. 간신히 둘이서 끌어올렸더니 혁중이는 거의 탈진 직전이다. 다행히 2피치와 3피치 사이 지점이 공간이 매우 좋다. 시원한 나무그늘에 앉아서 함꼐 휴식을 취하였다. 귀바위쪽을 바라보니 '서울대농대'에서 궁형길을 오르고 있다.
3부에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