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7-0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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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혁중
 조회 : 2,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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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 08년 7월 5일
참석인원 : 규태형(선등 : 참기름바위), 김혁중(선등 : 1,2,3,4,5,6피치), 김용준(선등 : 1,2 피치)
날씨 : 비옴
코스 : 고독길(변형)
규태형이 해주시는 4번의 강습중 마지막 시간이다. 첫번째 시간의 이론교육, 두번째 시간의 오봉릿지, 세번째 시간의 인공등반(난 참석 못했다.), 그리고 네번째 시간 인수봉이다. 오늘 재학생들이 약간(?) 고학년들이어서 좀 어려운 곳으로 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규태형이 고독길로 가자고 하신다. 고독길에도 여러가지 루트가 있다고 하시면서 그리 쉽진 않을 거라고 하신다. 인수봉에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있는게 오늘 등반중에 비 좀 맞게 생겼다.
대슬랩아래에는 절대 가지 말라는 규태형의 당부말씀을 들었다. 그곳은 낙석이 빈번하게 떨어지는 곳이고 그곳에서 얼쩡대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들으니 조금 무서웠다. 앞으로 취나드 B 쪽으로 접근할 때는 그냥 길을 돌아서 가야겠다. 그리고 오아시스에 접근할 때도 대슬랩으로 가지 말고 취나드B로 가거나 다른 슬랩을 이용하라고 하셨다. 앞으로 대슬랩은 절대 가지 말아야 겠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고독길 출발지점에 도착이다.
1피치
길이 3곳이 있는데 가장 왼쪽이 쉽고 가운데 길이 중간이고, 오른쪽 길은 조금 어렵다 하셨다. 오른쪽 길 크랙에 나무뿌리만 없어도 난 그곳으로 갔을텐데 바위가 물에 젖어있는게 저 나무뿌리 밟으면 그대로 죽 미끄러질까봐 무서웠다. 일단 나와 용준이는 가운데 길을 택했다. 예전에 왔을때는 상당히 무서웠는데 지금은 그럭저럭 괜찮다. 캠을 설치할 곳이 눈에 보이고 어디에 발을 짚어야 할지 대충 감이 온다. 내가 선등하고 까베스통으로 자일을 고정하면 용준이가 반대쪽 자일을 이용하여 다시 선등했다. 그리고 규태형은 우리가 설치한 캠들을 회수하시면서 마지막에 올라오셨다.
2피치
여기는 2가지 길이 있는데 오른쪽 길이 좀 어렵고 왼쪽 길이 상당히 쉽다고 하신다. 맨날 왼쪽 길만 가봐서 이번엔 좀 어렵다고 하신 오른쪽을 선택했다. 물방울이 조금씩 하늘에서 떨어지고 바위에 물이 흐르는 것이 영불안하다. 깊숙히 있는 크랙에 발을 집어넣고 밸런스로 일어나는 동작이 처음에 있는데 그것을 통과하고 나서는 괜찮았다. 여기서도 확보조건은 괜찮았다. 올라오다보니 명근이 형이 설치해놓으시고 회수를 못한 캠이 보였다. 아마 명흠이형의 프렌드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게 아직까지 있었다. 다 올라오고 나니 온몸이 땀에 젖어있다. 상당히 긴장했나 보다. 뒤의 용준이가 좀 힘들게 올라오긴 했지만 그래도 이 축축한 날씨에 제법 잘 올라온다.
3,4피치
여기는 안자일렌으로 재빠르게 통과했다. 4피치를 약간 오른쪽으로 우회하면 상당히 어려운 슬랩으로 이루어진 턱을 통과해야 한다. 여기는 그냥 용준이가 발을 받쳐줘서 그걸 이용해 넘어갔다. 일단 4피치 상단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는데 비가 쏟아진다.
5피치
약간 고도감이 있는 피치인데 난 여기가 가장 두려웠다. 그런데 오늘은 좀 이상한게 캠을 설치할 곳이 눈에 쏙쏙 들어오고 발 홀드도 괜찮게 보였다. 비가 오긴 했지만 그래도 발 홀드는 확실하게 있었다. 쉬운 계단식바위인데, 난 이제서야 여기가 쉽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아래에 규태형이 계셔서 많이 든든했던 모양이다. 여긴 언제나 어려웠다. 중간에 캠 하나 박고, 맨 위의 빨간 슬링에 퀵 걸고, 쌍볼트까지 잘 갔다. 그런데...
쌍볼트에 왠 퀵드로 하나가 걸려있었다. 너무 착한 나는 앞에 있는 등반객에게 "이 퀵드로 주인 아니세요.??" 하고 물어보았다. 내 말을 듣자마자 그 분이 달려오신다. 좀 아쉽다. 공짜로 하나 퀵드로 얻을 뻔 했는데... 어쨋거나 착한 일 했으니 기분은 일단 좋다.
6피치
원래는 영자크랙으로 가야하는데 규태형이 다른 길은 안가봤냐고 물어보신다. 헉, 난 다른 길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그런길이 있었느냐고 여쭙는데 길이 2가지가 더 있다고 하신다. 맨 오른쪽의 직상하는 크랙이 가장 쉬우니 그곳으로 가보라 하신다. 크랙이 워낙 잘생겨서 캠 박긴 딱 좋게 생겼다. 네 한번 가보겠습니다, 하고 출발이다. 하늘에선 그냥 대놓고 비가 좍좍 내린다. 앞에 있던 팀은 그냥 바로 인수 정면으로 하강했다.
비가 와서 그런건지 크랙에 넣는 오른발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왼발은 거의 무용지물이다. 바위에 대면 미끄러진다. 일단 좀 고민하다가 캠 하나 위에 박고, 턱을 넘으니 또 하나의 턱을 넘어야 한다. 턱을 넘는 것이 약간 힘든데 규태형이 오른쪽의 직벽을 잘 이용해보라고 하시며 힌트를 주신다. 오른쪽 직벽에 슬며시 등을 기대보니 조금 버틸만 했다. 그대로 앞의 바위를 감싸안고 왼손을 뻗으니 턱이 손에 겨우 닿는다. 고민하면 떨어지기 때문에 고민 안하고 그냥 그대로 양손으로 쥐고 오른쪽 발을 양호한 홀드에 놓으니 땀이 삐질삐질 난다. 그대로 날개뜯고 나무에 확보했다. 여기서 용준이가 시간을 좀 끌었다. 그가 신음소리 내는 것은 처음들어 보았다. 내가 턱 넘을때 천둥한번 쳤는데 용준이 올라올때는 그냥 우르르쾅쾅 하늘에 무슨 구멍뚤린 것 같았다. 좀 힘들었긴 했겠다.
규태형이 참기름 바위를 재빨리 올라가시고 나와 용준이 뒤이어 올라가니 인수봉이다.
비가 계속 와서 지체할 것 없이 하강하고 바로 하산했다. 비올 때는 그냥 어물쩡 거리지 말고 최대한 신속하게 이동해야 한다. 하산은 인수산장쪽으로 했다. 그 능선길의 이름이 잠수함능선이라고 하신다. 잠수함바위가 옆에 있기 때문이다. 잠수함바위 근처에서 안개가 자욱히 끼인 인수봉을 바라보니 왠지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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