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1-21 22:34
11/19 OB산행기
 글쓴이 : 김기석
조회 : 4,344  
1. 산행일 : 2011. 11. 19.

2. 참가자 : 윤보용(양순희), 한경수(윤미용), 강보인, 원명득, 이석호, 김기석 (이상8명)

3. 코  스 : 충주 계란재 - 367봉 - 구담봉 - 옥순봉 - 367봉 - 계란재

4. 시간대별 : (강보인회원 정리)
    07:20  역삼역 출발
    08:15 여주휴게소
    08:45 여주휴게소 출발
    10:30 계란재
    11:00 367봉 삼거리
    11:40 구당봉
    12:15 철모바위 바로전 점식
    12:15출발
    14:14 367봉 삼거리(옥순봉 안들리고 강보인 회원이 가로지름)

5.산행기(김기석기준)

  어머니가 계속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뜬다. 5시 50분.. 20분만 더 자고 6시 10분에 일어나서 씻고 출근(?)을 하면 되겠군. 어제의 과도한 음주로 인해 오늘은 조금 더 자야겠다.

 앗! 오늘은 토요일이다. 출근이 아니라 OB산행을 위해 7시까지 역삼역에 가야한다. 늦었다! 어제 산행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큰일이다. 불행중 다행인 것은 어머니가 오늘 산행에 가져 갈 오뎅국을 끓이고 계신다.

 씻으면서 시간계산을 해본다. 도저히 7시까지 역삼역에 갈 방법이 없다. 택시를 탈까? 전화해서 충주 계란재까지 바로 간다고 할까? 제시간에 맞춰 역삼역에 도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및 손익계산을 해본다. 답은 하나다.

 최후의 방법... 주무시고 계신 아버지를 깨운다.

 산행준비와 아버지의 세안 후 6시 30분에 출발한다. 추월, 과속, 끼어들기 3박자를 통해 다행히 7시에 역삼역에 도착한다. 버스에는 이미 경수형(윤미용), 보인형, 명득형이 도착해 있고 보용형(양순희)이 7시 5분에 도착한다. 7시 20분 버스 출발

 보용형과 형수님을 마중나간 사이 어떤 훈남이 내 옆자리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  혼자 앉아서 편히 가고 싶었는데.. 훈녀도 아닌 훈남이라니.. 자리가 좁다. 나도 한 평수 나가는데 이 훈남도 은근 어깨가 넓다. 가는 내내 서로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내 마무트 배낭이 여성용이라 이 훈남이 내가 나간사이 의자위에 예쁘게 올려놓은 내 배낭을 보고 여자가 앉아 있을 것이라 오판한 것 같다. 서로 대화가 없다.. 자는데 진짜 좁다. 허리도 어깨도 팔도 아프다.(이 훈남과는 돌아오는 길에도 끝까지 한 마디도 안함)

 계란재에 도착하니 10시 30분이다. 계란재에서 잠시 사진 촬영을 하고 보인형을 선두로 출발한다. 보인형은 이미 인도어 클라이밍을 통해 오늘 산행코스를 다 파악해 왔다. 코스는 마무트 산행과 반대로 돌기!
 옥순봉과 구담봉 이 갈라지는 374봉 삼거리에서 우리 산악부만 구담봉으로 향하자고 한다. 마무트 직원의 약간의 제지와 선택의 기로가 있었으나 마무트 사장인 석호형을 보인형이 강요하여 우리만 구담봉으로 향한다.

 죄송스런 것은 보용형(형수)은 이미 삼거리를 지나쳐 경수형(형수), 보인형, 명득형 그리고 나만 구담봉으로 향한다. 구담봉을 오르는 길은 눈이 오면 오르지 못할 것 같다. 와이어가 잘 설치되어(자료실 사진참조) 있으나 경사가 매우 심하다.

 글이 길면 지루하기 때문에 앞뒤말을 다 잘라내어 명득형이 내린 구담봉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여긴 안전을 위해 신체접촉이 다소 유연한 곳이므로 여자친구와 와야하는 산이다.”(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앞뒤를 다 자른 것입니다. 또한 신체접촉을 실제로 한 사진이 자료실에 있습니다. 아! 이 두분은 부부입니다.)
 
구담봉을 올라서니 날이 개여 충주호가 한 눈에 펼쳐진다. 날씨도 다소 쌀쌀하고 단풍도 거의 끝물이었지만 풍경 만큼은 너무 훌륭하다. 명득형의 말처럼 내년에 따뜻해지면 여자친구와 다시 한 번 와야겠다.

 구담봉을 넘어 점심시간. 예상대로 푸짐하다. 명득형이 또 한마디.. “기석아. 씨니어로 들어와라”. 오호.. 이런게 스카웃 제의란 건가?
  예상치 못한 스카웃 제의에 마음이 흔들린다. 대우와 복지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고 그냥 무작정 스카웃 제의라니. 명득형만이 할 수 있는 제의다. 제의를 받아들이고 싶으나.. 어짜피 씨니어가도 따까리.. 지금도 따까리.. 그냥 지금 하는 곳에서 따까리를 해야겠다. 그래도 여긴 호적상에 내 밑도 몇명 있으니까..

 준비한 막거리 5병중 4병이 비워졌다. 배낭이 가벼워 좋다. 막거리를 많이 마셔서 기분이 더 좋다. 한편으로는 보용형(형수)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 삼거리에서 형을 놓쳐서 오늘은 다 함께 하지 못했다. 
 
 점심식사를 오랫동안 즐긴 후 철모바위로 향한다. 철모바위에 도착하니 마무트산행의 선두를 만난다. 우리가 점심을 좀 오래 먹은듯 한다. 지도상으로 철모바위가 반이 아닌데..

 잠시후 석호형을 만난다. 사정이 생겨 나는 다시 구담봉으로 향한다. 나머지 형들은 남은 막걸리 1병을 가지고 옥순봉으로 향한다. 난 구담봉까지 열심히 빽을한다. 힘들다.

 힘이 들어서 인지 배가 살짝 아프다. 어쩔 수 없이 옆길로 간다. 거사를 치르고 다시 능선에 붙었는데 마무트 (여)직원이 어디갔다 그 길로 올라오는지 묻는다. 당황스럽다. 옆길에서 올라오면 뻔한 것을... 남자 직원이 눈치를 준다. 그 남직원과 나만 당황하고 질문을 한 여직원은 그제서야 눈치를 챈다. 챙피한데 머리에 솔잎이 많이 붙었다고 또 한 마디 한다. 이건 정말..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창피한 마음에 다시 구담봉을 향해 걷는다.

 구담봉 도착. 내 명찰은 고객용이지만 인도주의 차원에서 고객들이 구담봉을 안전히 내려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한다. 마무트산행 고객들은 등산 수준이 다소 높은 것 같다. 동네에서 출발하는 산행에 따라가 보면 안내를 하는 사람의 말을 안듣는 아저씨 아주머니가 많은데 마무트 고객들은 내 말에 다들 잘 따라준다. 마지막으로 석호형이 온다. 난 그냥 출발. 왜냐하면 형은 고객이 아니므로.. 내가 안내할 필요가 없으니까.. ㅎㅎ

 석호형이 먼저 간 후 고객 5명과 같이 쉬엄쉬엄 하산을 한다. 아주머니에게 물 한통을 나눠주니 내가 전혀 안먹는 '감'을 준다. 전혀 생각이 없는데 뻑뻑한 빵도 준다. 사과도 주고.. 양갱도 주고(이건 아저씨).. 감을 먹을바에야 뻑뻑한 빵을 먹는다.

 괜찮았는데 급 목이 마르다. 역시 입에 수분이 없을때는 빵을 먹으면 안된다는 것을 다시 몸으로 느낀다. 잘 안넘어 가는데 아주머니의 눈치를 보며 맛있게 빵을 먹는다. 눈물이 찔끔난다. 아~ 뻑뻑해. 역시 빵은 등산간식은 아니다. 특히나 건조한 카스테라와 그 안에 고구마..

 거의 다 내려와 아주머니와 아저씨에게 인사를 한 후 먼저 내려온다. 내려오니.. 형들에게 강탈당한 빈 막걸리병이 인사를 한다. 이럴줄 알았으면 좀 무거워도 막거리를 더 갖고 오는건데... 아깝다.

 마무트에서 제공한 저녁을 먹고 다시 서울로 출발.. 훈남 옆에서 또 비좁게 잔다. 도착한 후 형들에게 인사 후 집에 도착. 집에 들어오느 길에 낮에 마시지 못한 막거리 구입하여 마신고 잔다.

강보인 11-11-22 12:18
 
구담봉을 2번뛴(왕복) 기석아 수고 많았고,그땐 어쩔수 없이 널 남길수 밖에...
두번째로 명득이도 삼거리에 남겨졌다.
다음에 산행 함께하면 막걸리 걱정마라.
김기석 11-11-22 13:29
 
ㅎㅎ 명득형도 삼거리에 남겨졌었군요. ㅎㅎ

아닙니다. 재미로 쓴 글입니다. 어짜피 제가 가져갔어도 마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맥주피쳐도 하나 있었는데.. 그대로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김공양 11-11-24 10:12
 
오랜만에 보는 명문입니다.
기석아 왠만하면 명득이의 스카웃제의에 응하도록.
산악부형들 따라다니면 뭔가 건질게 많더라.
그리고 보내준 것은 고맙게 잘 받았다.
그 타올은 사용하지 않고 장식용으로 보관중이다.
김기석 11-11-24 14:32
 
공양형..
잘 받으 셨다니 다행입니다.
장식용으로 걸어두시는 형이 계신걸 알았으면 좀 더 좋은것으로 할 것을 그랬습니다.

전 회원에게 발송했고.. 미국 및 캐나다에 있는 회원에게만 발송하면 끝입니다.